인도네시아도 전통주를 만든다고? 아락을 아시나요?

인도네시아에 거주한 지 6년이 넘어가는데 인도네시아에서도 술을 만든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술이 바로 발리에서 만들고 있는 아락(ARAK)이라는 고도수의 술입니다. 보통 쌀이나 야자 수액등으로 만드는 증류주의 한 종류로 오늘 다뤄볼 술은 아락입니다. 

인도네시아 전통주 발리 아락

이슬람과 인도간 교역으로 탄생한 인도네시아 아락

이슬람 세계를 통해 인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로 이어지는 바다로 증류기와 증류 기술이 전파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인도에서는 알렘빅을 활용하여 증류주가 제조되었습니다. 현재 인도에서는 쌀, 당밀, 야자를 발효시킨 후 단식 증류기를 사용하여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증류하는 아락이라는 술이 만들어집니다. 이 술은 알코올 도수가 45도에서 60도에 이르며 신맛을 내고 물을 추가하면 탁한 흰색으로 변합니다.

아락은 외국의 알렘빅과 전통적인 술 제조법을 결합한 국제적인 술입니다. 이슬람과 인도 간의 교역으로 탄생한 아락은 두 문화가 융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아라키', 터키의 '라키', 리비아의 '락비' 등은 아락에 포함됩니다. 결국 아락은 넓게 분산된 이슬람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술입니다. 인도 상인들은 실론, 동남아시아의 수마트라, 자바, 타이 등지로 아락을 전파하였습니다.

차오프라야강 유역에 위치한 타이의 아유타야 왕조는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상인들을 모으며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여 혼합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그중 하나로 알렘빅을 활용하여 양질의 증류주를 만드는 기술 역시 발전하였습니다. 

 

다 마셔버려서 단독샷은 없는 하지만 마셔본 발리 아락

 

인도네시아에서 아락의 위치 

인도네시아는 종교적인 이유로 주류를 금지하는 나라 중 하나 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인도네시아 중 주류 생산과 소비가 비교적 자유로운 발리 지역의 행정 당국이 야자수 수액과 열매를 발효시켜서 증류해서 만든 전통주 발리 아락(Arak)에 대해 규제를 풀면 적극적으로 장려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1월 29일을 '발리 아락의 날'로 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발리 주지사는 주류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례와 요리 등에 아락이라는 전통주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고 있습니다. 

발리 전역에서 생산되는 아락은 그동안 불순물이 섞인 아락을 마신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 등으로 관광객들에게 악명이 높은 술이었습니다. 하지만 발리인들에게 아락은 수백 년 동안 생활의 일부로, 종교행사와 축하행사에 빠질 수 없는 요소였습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에 아락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4년에 아락 등 주류산업을 "네거티브 투자 목록"에 올려서 외국인 투자를 금지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술 소비가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발리 같이 술을 마시는 문화를 오래 유지해온 지역에서는 이 법률에 저항하게 됩니다. 

발리 주정부는 2020년에 아락 생산과 유통에 관한 법적 틀을 제공하는 현지 규정을 마련하고 민간업체와 현지 주민이 아락을 생산할 수 있지만 판매는 협동조합을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쉽지는 않겠지만 발리 지역만이 아닌 인도네시아 전역에 주류 규제가 풀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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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락(ARAK) 가격정보 

여러 종류의 아락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발리 아락 광고 좀 하고 밀어주는 것 같아서 사마셔 봤습니다. 가격은 700ml기준 200,000 루피아 한국 가격으로 17,000원가량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40도의 고도수의 술 치고는 싼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자 수액으로 만든 술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아락(ARAK) 시음평

첫인상은 투명한 스피릿으로 소주나 보드카 느낌이었는데, 막상 향을 맡으니 다른 기본 스피릿류와는 다른 특유의 향이 있었습니다. 약간 시큼한 향이 있었는데 맛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니트로 마실만한 술은 아니었습니다. 편하게 토닉워터나 콜라 또는 오렌지 쥬스와 함께 마시면 크게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렴함 가격에 고도수의 술을 살 수 있는 매리트는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인도네시아 소주가 워낙 비싸서) 한 번은 꼭 경험해 보시고 입맛에 맞으시면 하이볼로 드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대신 싸다고 유명하지 않은 아락을 구매하는 것은 위험하니,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고 많은 사람이 구매하는 아락으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병이 이쁜 아락 전통주

이상으로 인도네시아 전통술인 발리 아락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인도네시아 여행하시고 한국 지인 선물용으로 위와 같은 이쁜 병에 들어있는 아락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