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인의 모든 것 4. 와인 양조과정의 모든 것: 포도에서 와인병까지

AlwaysChill 2025. 4. 24.
반응형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 과학이 어우러진 예술의 결정체입니다. 오늘은 와인이 탄생되는 과정, 즉 양조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포도밭에서 수확된 포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와인으로 변모하는지, 그 흥미로운 여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와인 양조과정의 모든 것
와인 양조과정의 모든 것 알아보기

와인 기초 1. 와인이란? 무엇인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랍니다.

와인의 모든 것 1. 와인이란?

와인의 기본 양조과정: 자연의 선물을 예술로 변화시키는 과정

와인 양조는 수확한 포도를 적절한 시기에 파쇄하고 발효시킨 후, 일정 기간 숙성을 거쳐 병입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을 따릅니다.

포도재배 → 수확 → 파쇄 → 발효 → 숙성 → 병입

1) 포도 수확: 와인의 운명을 결정짓는 첫 단계

포도를 수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손으로 직접 수확하는 방법과 기계로 수확하는 방법입니다.

손 수확의 장점은 포도를 선별하여 수확할 수 있고, 포도송이 손상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건비가 높은 단점이 있습니다.

기계 수확은 효율적이고 대량으로 수확할 수 있지만, 포도송이끼리 부딪치면서 알갱이가 터져 산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수확 후에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선별작업을 실시합니다. 이 과정을 얼마나 세심하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포도의 품질이 결정되고, 나아가 와인의 품질까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반응형

2) 줄기제거, 파쇄 및 압착: 포도의 변신이 시작되는 순간

포도 수확 후에는 줄기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레드와인의 경우, 타닌이 풍부한 와인을 양조하고자 할 때는 줄기와 함께 발효하기도 합니다.

파쇄(Crushing)는 포도알을 눌러 터트려 포도즙을 얻는 과정입니다. 레드와인은 포도즙과 껍질을 함께 발효하기 때문에 파쇄 시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하며, 씨가 으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압착(Foulage)은 파쇄 후 포도즙을 추출하는 과정입니다. 레드와인은 포도를 파쇄한 뒤 압착을 별도로 실시하지 않고, 포도껍질, 즙, 씨 등을 함께 발효합니다. 반면 화이트와인은 압착 후 포도즙만 추출하여 양조에 사용합니다.

3) 아황산 첨가: 와인의 품질 유지를 위한 필수 과정

아황산(SO₂)은 멸균, 산화 방지, 방부 효과를 위해 첨가합니다. 와인의 품질 유지를 위한 중요한 물질로, 일반적으로 알코올 발효 전과 숙성과 랙킹을 마친 후, 두 번에 걸쳐 처리합니다. 첨가 시점과 양은 와인 스타일과 양조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알코올 발효: 와인의 영혼이 탄생하는 마법의 순간

알코올 발효는 압착된 포도즙의 당분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로 변환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열도 함께 발생합니다.

포도의 당분(C₆H₁₂O₆) + 효모(Yeast) → 에틸알코올(2C₂H₅OH) + 이산화탄소(CO₂) + 열

효모의 활동은 온도와 알코올 농도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발효조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5°C 이하) 효모가 활동하지 못하고, 너무 높으면(35~38°C) 효모가 일찍 사망합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은 12~22°C, 레드와인은 20~32°C의 발효 온도를 유지합니다.

포도의 당도(Brix)가 높을수록 알코올 도수도 높아지며, 당도의 약 55%가 알코올로 전환됩니다. 알코올 도수가 15%에 도달하면 효모는 당분이 남아있어도 활동을 멈추게 됩니다.

발효조는 크게 오크, 시멘트, 스테인리스 세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특성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칩니다.

5) 침용: 레드와인의 색과 맛을 결정짓는 과정

침용(Maceration)은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포도껍질의 색소와 타닌을 최대한 추출하기 위해 껍질과 포도즙을 함께 담가두는 과정입니다. 화이트와인은 포도즙만 사용하므로 침용 과정이 없으며, 로제와인은 짧은 시간 동안만 침 용합니다.

가볍고 신선한 스타일의 와인은 1~2주, 진하고 묵직한 스타일은 3~4주 정도 침 용합니다. 침용 중에는 포도껍질과 씨의 덩어리가 부상해 '캡(Cap)' 또는 '사뽀(Chapeau)'를 형성하는데, 이를 정기적으로 섞어주어야 합니다.

섞는 방법에는 펀칭 다운(Punching down,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방식)과 펌핑 오버(Pumping over, 포도즙을 아래에서 위로 순환시키는 방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6) 압착과 젖산발효: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

발효와 침용이 끝나면, 러닝 오프(Running-off) 과정을 통해 포도즙을 찌꺼기와 분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와인을 프리 런 와인(Free-run wine), 남은 고형물을 압착해 얻은 와인을 프레스 와인(Pressed wine)이라고 합니다.

젖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는 젖산균의 작용으로 사과산이 젖산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와인이 부드러워지고, 산도가 낮아집니다.

사과산 + 젖산균 → 젖산 + 탄산가스

화이트와인은 상큼한 과일향을 유지하기 위해 젖산발효를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성: 와인의 깊이와 복잡성을 더하는 시간

발효가 끝난 와인을 오크통이나 스테인리스 탱크에 넣어 일정 기간 숙성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와인의 색상과 맛이 변화하고, 아로마(Aroma)가 부케(Bouquet)로 발전합니다.

숙성 용기는 와인의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스테인리스 탱크는 신선하고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을, 오크통은 복합적인 향과 맛을 지닌 와인을 만들어냅니다. 오크통에는 아메리칸 오크와 프렌치 오크가 있으며, 토스팅(Toasting) 정도에 따라 와인에 전달되는 향미가 달라집니다.

랙킹, 정제, 여과, 병입: 완성을 향한 마무리 단계

**랙킹(Racking)**은 와인을 숙성시키는 동안 통 밑에 쌓인 침전물과 분리하기 위해 다른 통으로 옮겨주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와인이 손실될 수 있으므로, 같은 와인으로 채워주는 토핑(Topping) 작업도 함께 진행합니다.

**정제(Fining)**는 와인을 병입 하기 전에 첨가물(계란 흰자, 벤토나이트, 젤라틴 등)을 사용하여 탁한 입자들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여과(Filtering)**는 와인을 병입하기 전에 필터를 통과시켜 미생물이나 기타 침전물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일부 양조자들은 와인의 개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과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병입은 모든 과정을 마친 와인을 병에 담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프랑스 와인 레이블에 'MIS EN BOUTEILLE AU CHÂTEAU'라고 표기된 것은 "샤또(와이너리)에서 병입 했다"는 의미입니다.

화이트와인 양조: 신선함과 과일향을 담아내는 기술

화이트와인은 청포도 품종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적포도 품종의 포도즙만을 사용하여 양조하기도 합니다. 화이트와인 양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포도즙에서 껍질을 분리하여 발효시키는 것입니다.

신선한 과일향이 풍부한 화이트와인은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저온 발효합니다. 반면 풀바디한 스타일(샤르도네 등)은 젖산발효를 실시하고 오크 숙성을 통해 복합적인 풍미를 얻습니다.

특별한 양조법으로는 '쉬르 리(Sur Lie)'가 있는데, 이는 발효 후 찌꺼기를 제거하지 않고 함께 숙성시켜 와인에 신선함과 복합미를 더하는 방법입니다.

레드와인 양조: 색상과 구조감을 극대화하는 과정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껍질'입니다. 레드와인은 색소와 타닌 추출을 위해 포도즙과 껍질을 함께 발효하는 '침용' 과정이 핵심입니다.

특별한 레드와인 양조법으로는 '탄산침용법(Carbonic Maceration)'이 있습니다. 이는 포도를 파쇄하지 않고 그대로 발효조에 넣어 탄산가스 환경에서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프랑스 보졸레 누보 같은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됩니다.

고급 레드와인(예: 보르도 그랑 크뤼)의 경우, 랙킹 후 새 오크통에서 18개월 정도 숙성하고, 정제 후 병입해 추가로 6개월 정도 병숙성을 거칩니다.

반응형

로제와인 양조: 붉은색의 은은한 매력을 담아내는 기술

로제와인은 화이트와인이나 레드와인의 양조법을 응용하여 만듭니다. 주요 방법으로는 직접 압착법, 세니에 방법, 레드와인 양조법 응용이 있습니다.

직접 압착법은 적포도를 사용하되 침용 없이 바로 압착하여 약간의 색상만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세니에 방법(Saignée Method)**은 적포도를 10~24시간 정도 껍질과 함께 발효시킨 후, 원하는 색이 나오면 포도즙을 분리하는 방법입니다. '피 뽑기'라는 뜻의 이름처럼, 탱크에서 포도즙을 뽑아내는 모습이 마치 피를 뽑는 것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레드와인 양조법 응용은 파쇄한 포도즙을 24~72시간 동안 껍질과 함께 침 용한 후, 분리하여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유럽의 전통적인 로제와인 대부분이 이 방법으로 생산됩니다.

스파클링와인, 주정강화와인, 스위트와인: 특별한 양조법의 세계

스파클링와인은 이미 만들어진 스틸와인에 효모와 당을 첨가해 2차 발효를 일으켜 만듭니다. 샴페인을 비롯한 최고급 스파클링와인은, 병 안에서 2차 발효부터 이스트 제거까지의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방법(Traditional Method)'으로 생산됩니다.

주정강화와인은 발효 중이나 발효 후에 알코올을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입니다. 포르투갈의 포트와인은 발효 중에 주정을 첨가해 달콤한 스타일로, 스페인의 쉐리와인은 발효 후 주정을 첨가해 드라이한 스타일로 만들어집니다.

스위트와인은 포도 수확 시기나 특별한 방법을 통해 당도가 높은 와인을 만듭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보트리티스 시네리아 균에 감염된 포도로 만드는 귀부와인, 포도가 얼었을 때 수확하는 아이스와인, 수확 시기를 늦춘 레이트 하베스트 등이 있습니다.

와인 양조의 예술과 과학: 한 병의 와인이 말해주는 이야기

한 병의 와인이 탄생하기까지는 포도밭에서부터 지하저장고까지 끊임없는 관리와 정성이 필요합니다. 좋은 포도를 얻기 위한 포도밭 관리, 적절한 수확 시기 결정, 발효 온도 조절, 숙성 방법 선택 등 모든 단계가 와인의 품질을 결정짓습니다.

와인 양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예술과 과학이 어우러진 분야입니다. 같은 포도품종이라도 재배 지역, 양조 방법, 빈티지에 따라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와인이 탄생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다음번에 와인 한 잔을 즐기실 때, 그 안에 담긴 양조자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자연이 선물한 포도의 신비로운 변화 과정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 병의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닌, 포도밭에서 시작된 긴 여정의 결실이자 수천 년 와인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와인 양조의 세계는 깊고 넓지만, 그 안에 담긴 기본 원리를 이해한다면 와인을 더 깊이 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와인 잔에 담긴 와인이 어떤 여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5.04.21 - [주류 이야기] - 와인의 모든 것 2. 완벽한 와인의 시작, 떼루아의 마법

 

와인의 모든 것 2. 완벽한 와인의 시작, 떼루아의 마법

이번 시간은 와인의 기본인 퀄리티 좋은 포도를 만드는 '포도재배(Viticulture)'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한 병의 훌륭한 와인이 탄생하기까지, 포도밭에서 일어나는 마법 같은 과정들을

alwayschill.tistory.com

2025.04.22 - [주류 이야기] - 와인의 모든 것 3. 와인의 진수를 담은 포도품종 종류

 

와인의 모든 것 3. 와인의 진수를 담은 포도품종 종류

와인을 탐험하는 여정에서 포도품종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첫걸음입니다. 포도품종은 와인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지역과 양조 방법에 따

alwayschill.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