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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모든 것 2. 완벽한 와인의 시작, 떼루아의 마법

AlwaysChill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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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은 와인의 기본인 퀄리티 좋은 포도를 만드는 '포도재배(Viticulture)'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한 병의 훌륭한 와인이 탄생하기까지, 포도밭에서 일어나는 마법 같은 과정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완벽한 와인의 시작, 떼루아란?
완벽한 와인의 시작, 떼루아란?

와인의 모든 것 1편 와인이란? 정확한 의미와 정보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랍니다.

와인의 모든 것 1. 와인이란?

떼루아: 와인의 영혼을 담는 자연의 선물

떼루아란 무엇인가?

떼루아(Terroir)는 와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책에 따르면, 떼루아는 "포도가 잘 자라기 위한 토양, 기후, 포도원의 방향, 지형, 고도, 경사면 등의 모든 자연적인 조건"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사전적으로는 '땅(Land)'이라는 뜻이지만, 와인에 있어서는 그 이상의 복합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떼루아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적 요소들의 총체로, 이 요소들이 어우러져 와인에 독특한 개성과 특성을 부여합니다. 같은 포도 품종이라도 다른 떼루아에서 재배되면 전혀 다른 맛과 향을 지닌 와인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떼루아의 중요성

떼루아의 중요성은 와인 생산지역마다 다른 특성의 와인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은 "걸음마다 떼루아가 다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세한 지역별 차이를 중시합니다. 이런 이유로 부르고뉴에서는 같은 포도밭 내에서도 위치에 따라 와인의 등급과 가격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와인 애호가들이 특정 지역의 와인을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그 지역만의 독특한 떼루아 때문입니다. 따라서 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떼루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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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토양이 와인의 성격을 결정한다

기후의 차이에 따른 와인 스타일

기후는 포도의 성장과 와인의 특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기후에 따른 와인 스타일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서늘한 기후의 특징

서늘한 지역에서는 포도가 천천히 익기 때문에 포도나무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평균보다 깁니다. 이로 인해 향이 풍부해지고, 섬세하며 복합적인 맛이 나타나며, 과즙의 산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레드와인의 경우, 열매가 충분히 익기 위해 껍질이 얇아져 색소가 적어 와인의 색깔이 매우 연합니다.

대표적인 서늘한 기후 지역으로는 프랑스의 부르고뉴, 샴페인, 독일의 모젤 등이 있으며, 이 지역들은 우아하고 산도가 높은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온난한 기후의 특징

날씨가 무더운 지역에서는 열매가 빨리 익고 껍질이 두꺼워집니다. 당도의 상승이 빠르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는 높고 산도는 낮으며, 과실의 풍미가 두드러집니다. 두꺼운 껍질로 인해 레드와인의 경우 타닌이 풍부하고 색깔이 짙은 와인이 됩니다.

대표적인 온난한 기후 지역으로는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 호주의 바로사 밸리, 스페인의 리오하 등이 있으며, 이 지역들은 풍부하고 과실향이 강한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토양의 종류와 와인의 특성

토양은 물을 빨아들이고 배수하며, 열을 보유하는 등 포도나무에 물리적인 영향을 주고, 영양분과 미네랄 등의 성분을 통해 화학적인 영향을 줍니다. 다양한 토양 종류에 따라 와인의 특성도 달라집니다:

  • 자갈질(Gravels): 배수가 좋고 열의 복사력이 큰 토양으로,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 그라브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점토질(Clay): 토양의 입자가 작고 부드러운 특징으로, 프랑스 쌩떼밀리옹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석회암질(Limestone): 칼슘, 마그네슘, 탄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토양의 산도가 높으며,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백악질(Chalky): 석회암 지질 중 하나로 지질이 부드러운 알칼리성 토양이며,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화강암(Granitic): 단단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바위지질로 열의 복사력이 빠르고 오래 지속되며, 프랑스 론, 남아공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점판암(Slate): 이판암과 점토에서 나오는 딱딱한 형태의 토양으로 열을 유지하고 미네랄이 매우 풍부하며, 독일 모젤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양의 특징을 알고 있으면 와인의 맛과 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상할 수 있으며,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포도의 생물학적 특성과 와인 품질의 관계

포도란 무엇인가?

포도는 암펠리과(Amoelidaceae)에 속하는 넝쿨식물의 열매입니다. 와인양조에 사용되는 종은 비티스속(Vitis genus)이며, 이는 다시 유럽종 포도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와 미국종 포도인 비티스 라부르스카(Vitis labrusca), 그리고 접목을 통한 교배종들로 구분됩니다.

특히 비티스 비니페라는 향이 섬세하고 양질의 와인을 만드는 가장 훌륭한 포도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일반적인 와인의 90% 이상이 이 종의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까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메를로, 샤르도네 등과 같은 대부분의 주요 포도품종들이 비티스 비니페라에 속합니다.

포도의 구조

포도는 가지와 열매로 구분되며, 열매는 다시 껍질, 과육, 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부분은 와인에 다른 특성을 부여합니다:

  • 가지: 타닌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가지를 넣고 양조하면 와인의 구조와 뼈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 껍질: 타닌, 색소, 향미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적포도 품종의 껍질에는 안토시안(Anthocyan)이라는 붉은 색소가, 청포도 품종에는 플라본(Flavone)이라는 옅은 노란색 색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과육: 물이 70~80%를 차지하며, 그 외에 당분, 유기산, 무기산염, 비타민 B와 C, 미네랄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 : 타닌과 기름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매우 강한 쓴맛이 있어 양조할 때 제외하거나 으깨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포도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필요한 과일로, 수분이 부족한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따라서 약간 건조한 날씨와 배수가 잘되는 토양이 좋은 포도를 키우는 조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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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 관리의 1년 사이클

포도나무의 수명과 관리

포도나무의 평균 수명은 약 80년 정도이지만, 100년 이상 된 포도나무도 관리만 잘 되었다면 포도가 열립니다. 새로 심은 포도나무는 약 3년 정도 후부터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지만, 6년째 이후부터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는 포도나무가 땅의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때까지 기다려 모든 성분들이 농축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포도나무는 15년부터 25년까지 가장 왕성하게 열매를 맺으며, 25년이 지나면 수확량이 조금씩 감소합니다. 35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와인에는 "Vieilles Vignes(오래된 포도나무)"라는 표기를 하기도 합니다.

계절별 포도밭 관리

포도밭 관리는 수확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하여 1년 내내 진행됩니다:

  • 가을/겨울: 포도수확이 끝나면 즉시 포도밭을 정비하고, 가지치기를 준비합니다. 겨울철 서리를 예방하기 위해 흙으로 나무 밑동을 돋워주기도 합니다.
  • 초봄: 가지치기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포도나무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또한 접목도 이 시기에 실시합니다.
  • : 밑동을 덮고 있던 흙을 걷어내고, 잡초를 제거하며, 병충해 방제작업을 실시합니다.
  • 초여름: 포도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 시작합니다. 굵어진 가지를 와이어에 묶어주고, 좋지 않은 포도송이를 솎아내기도 합니다.
  • 한여름/초가을: 모든 영양분이 열매에 집중되도록 불필요한 포도잎을 제거하고, 포도송이가 골고루 익을 수 있도록 캐노피 시스템을 실시합니다. 이후 포도의 당도검사를 하여 수확 시기를 결정합니다.

이러한 1년 사이클은 포도의 품질과 직결되며, 결국 좋은 와인을 만드는 기본이 됩니다.

병충해와의 싸움, 그리고 귀부병의 아이러니

포도밭의 주요 병충해

포도밭에서 가장 힘든 문제 중 하나는 병충해와 해충 및 동물의 피해입니다. 19세기 유럽은 흰곰팡이, 노균병, 그리고 가장 치명적이었던 필록세라(Phylloxera)로 인해 포도밭이 황폐화되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필록세라는 포도나무 뿌리에 감염되는 해충으로, 19세기 후반 유럽 전체 포도밭을 파괴했습니다. 이 문제는 미국종 포도인 비티스 라부르스카의 뿌리가 필록세라에 면역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해결되었습니다. 즉, 뿌리는 비티스 라부르스카, 줄기는 비티스 비니페라를 접목시킴으로써 유럽 포도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포도밭에서는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포도밭 1열에는 장미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이는 장미나무가 병충해에 매우 약해 일종의 조기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귀부병(Noble rot)의 아이러니

모든 병충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보트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a)라는 곰팡이균에 감염되는 귀부병(Noble rot)은 오히려 세계 최고의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데 필수적입니다.

포도나무에 열려있는 포도송이가 보트리티스에 감염되면, 곰팡이가 포도의 수분을 빨아먹고 당분만 남겨 건포도 상태로 만듭니다. 이렇게 건포도 상태가 된 포도열매에는 독특한 향미와 함께 매우 달콤하면서도 훌륭한 스위트 와인이 탄생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고귀한 부패(Noble rot)'라고 부르며, 프랑스 보르도의 소떼른(Sauternes),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TBA), 헝가리의 토카이(Tokaji)와 같은 세계 3대 스위트 와인이 모두 귀부병에 감염된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이상으로 떼루아의 마법 - 최상의 포도를 만드는 조건 및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포도 재배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분야입니다. 떼루아의 이해부터 포도나무 관리, 병충해와의 싸움까지,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와인 한 잔에는 포도농부의 1년간의 정성과 자연환경의 독특한 특성, 그리고 수천 년에 걸친 와인 문화의 역사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와인을 마실 때마다 이러한 포도 재배의 여정을 생각해 보면, 그 한 잔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다양한 포도 품종의 특징과 각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의 스타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언제나 와인과 함께하는 풍요로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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